- 이형구 시인 주요약력 ▲법학박사 ▲전북시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공무원문인협회 전북지회장 ▲전북지방법무사회 회장 ▲(사)한국생활법률문화연구원 이사장
[한국수소환경신문]
생명의 먹줄을 놓다 [제1회 대한민국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시화전 출품작]
이형구 시인
만경강 가로지른 이른 새벽이다
햇살이 지평선을 걸어오는 동안
저 날낱의 생명들을 키우며
황금빛 들녘을 마음에 가둔다
순응하듯 고요히 흐르는 땅
휘몰아치는 비바람에
가끔은 허리가 아프다
석양따라 노을이
사립문 들어서고
광야는 크고 작은
별을 찾아 나선다
먹줄은 목수의 생명줄이다
종종 유니세트에서
바싹 마른 장작개비가 되어
저울에 올려진 아이를 보여 준다
한톨의 쌀은 인간의 목숨줄을
튕기는 낱알이다
작은 궁에서 세상이 살아 숨쉬듯
천년 탯줄 만경을 부여 잡고
벽골제가
생명의 먹줄을 튕긴다
홍성학 시인(수필가)
만경강의 새벽은 그 자체로 하나의 근원이다.
이형구 시인은 그 새벽을 향해, 인간의 목숨줄이 어디에 매달려 있는가를 묻는다.
햇살이 지평선을 걸어오고, 들녘이 황금빛으로 번질 때, 그는 생명을 키우는 땅의 손길 속에서 순응과 저항의 이중주를 듣는다.
비바람에 휘몰아치는 고통조차, 이 땅의 허리가 아픈 이유조차, 생명이 스스로를 지탱하기 위한 몸짓이다.
이형구 시인은 “먹줄은 목수의 생명줄이다”라 말한다. 그것은 노동의 땀, 인간의 생존을 붙드는 기술의 선(線)이다. 그러나 그 선은 곧 인간의 운명선이기도 하다.
유니세프의 저울 위에 올려진 아이, 한 줌의 쌀에 걸린 생명들, 이 현실적 장면 속에서 이형구 시인은 비로소 ‘생명의 먹줄’을 본다. 그것은 끊어질 듯 이어지고, 이어질 듯 끊어진, 시대의 탯줄이다.
이형구 시인의 시는 웅혼한 풍경의 시학이면서, 생명의 원형을 찾아 나선 윤리적 탐사이다. “벽골제가 생명의 먹줄을 튕긴다”는 단지 과거의 농경문화를 기리는 구절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맞닿아 있던 원초적 리듬의 회복을 선언하는 문장이다.
만경의 물줄기처럼 그의 시선은 흐르되 멈추지 않고, 생명의 비의를 잇는 ‘먹줄’이 된다.
이 시에서 이형구 시인은 단 한 줄의 먹줄로 인간과 땅, 그리고 시간을 잇는다. 그것은 법학자의 냉철한 논리가 아니라, 시인의 뜨거운 윤리다. 생명의 끈을 붙드는 그의 언어는 곧 시대의 맥박이자, 잊혀가는 인간성의 회복이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