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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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단법인 탄소중립수소경제운동본부 송승룡 이사장

[칼럼]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나온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의 한마디가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 산불 피해 복구 지원 법안을 논의하던 자리에서 그는 “호남에선 불 안 나나”라는 발언을 했다. 이 한 문장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재난 피해자를 조롱하고 특정 지역을 모욕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지기에 충분하다.

 

경북·경남·울산의 대형 산불은 이미 수많은 주민들에게 삶의 터전을 잃게 만든 재앙이었다. 피해 복구 지원 법안은 그 절박한 상황을 헤아려 하루빨리 지원을 서두르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김정재 의원은 국민의 눈물을 위로하기는커녕, ‘호남에는 불이 안 나냐’는 식의 표현으로 정치적 상대를 공격하는 도구로 삼았다. 재난 피해를 협상의 카드로 사용하는 무책임한 태도는 정치인의 도리를 저버린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발언이 지역 차별적 인식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영남이든 호남이든, 재난 앞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모두 동등하다. 그럼에도 특정 지역을 빗대어 언급한 것은, 국회의원이 앞장서 해소해야 할 지역감정을 오히려 자극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였다. 지역사회 통합을 기대하는 국민에게는 참담한 모욕이 아닐 수 없다.

 

김 의원은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초당적으로 협력하자는 의미였는데 다르게 해석돼 놀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민은 발언 그 자체로 상처를 받았다. 억지 해명은 변명일 뿐,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과 시민사회가 강력한 사과와 징계를 요구하는 것도 결코 과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치권 전반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회의원의 언행 책임을 다시 세워야 한다.

 

재난은 특정 지역의 일이 아니다. 화마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이웃의 아픔은 모두가 함께 나눠야 할 국가적 비극이다. 그 고통을 조롱하는 발언은 단순한 실언으로 치부할 수 없다. 국민의 공복인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언행이다.

 

정치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존재한다. 만약 국민의 고통을 희롱하고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데 정치가 쓰인다면, 그것은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스스로 내던지는 것이다. 김정재 의원은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 있는 행동으로 국민 앞에 서야 한다.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이번 사태를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재난 앞에 차별은 없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조롱하는 정치인은 국회에 있을 자격이 없다. 김정재 의원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그것이 최소한의 인간적 양심이며, 공복으로서의 마지막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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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탄소중립수소경제운동본부 송승룡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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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민의 아픔을 조롱한 김정재 의원, 국회의원 자격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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