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주 시인(시낭송가) 주요약력 ▲전북특별자치도 전주 출생 ▲창원 시와늪 회원 ▲시와늪 호남방시낭송 지도교수 ▲전북재능 시낭송 전주지부장 ▲시낭송 활동가 ▲제1회 대한민국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시화전 준비위원 ▲한국그린문학회 재무국장
[한국수소환경신문]
박현주 시인의 "흔적"
아카시아 향기가
울 어메이듯
울컥함 또한 어메이다
그향기가 코끝을 스치기만 해도
순간 울컥 해질때면
생각나고 보고싶다
울컥 함이 뭐길래
내 작은 가슴이 이리도 먹먹해지며
자꾸만 저리게 하는것일까
두볼을 감싸 안으며
말없이 눈만 바라 보시던 울 어매
내가
내가슴이
어메의 눈속에서
힘들게 지내 오신 삶을 읽었던 것일까
그리운 이별
시린밤을 보내고
나홀로 돌아서서
아득히 먼길 떠나려하네
박현주 시인(시낭송가)의 「흔적」을 읽고,
홍성학 시인(수필가)
박현주 시인(시낭송가)의 「흔적」은 작은 감각이 얼마나 큰 기억을 불러오는지 보여주는 시이다. 그 감각은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보통의 하루 속에서도 조용히 스며드는 향기 하나에서 시작된다. 박현주 시인(시낭송가)은 아카시야 향기을 ‘울 어메’로 이어붙여, 향기와 어머니를 연결하는 직선적 감정을, 담담함 속에 그리움으로 묘사하고 있다.
위의 시는 삶의 수분이 오래도록 젖어 있는 듯한 체온이 느껴진다. 감정을 드러내는 대신 감정이 머물 공간을 열어놓는 방식. 박 시인(시낭송가)은 향기의 결을 따라가며 어머니라는 존재를 다시 불러낸다. 그 존재는 시 속에서, 시인의 마음 안에서도 여전히 따뜻한 온도로 머문다.
아카시아 향기는 기억의 문을 열고
아카시야 향기가 스칠 때마다 시인의 마음이 먼저 젖는다. 향기란 인간의 기억 중에서도 가장 원초적인 층위를 건드리는 감각이다. 그래서인지 시에서 향기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감정의 창문을 여는 열쇠로 기능한다.
코끝을 스치는 그 가벼운 접촉만으로, 시인은 이미 어머니의 곁에 서 있다. ‘생각나고 보고싶다’라는 그 단정한 문장은 절제된 표현 속에서도 절박함이 묻어난다. 한 문장 속에 긴 시간을 담아내듯, 이 한 줄에도 시간의 층위가 여러 겹으로 쌓여 있다.
향기에서 기억으로, 기억에서 사랑으로. 감정의 흐름이 자연스러워 독자는 어느 순간 시인이 바라보는 풍경 안에 함께 서 있게 된다.
말없이 눈만 바라보시던 울 어메
시의 중심부에서 가장 빛나는 대목은 바로 ‘말없이 눈만 바라보시던’ 어머니의 모습이다. 말보다 눈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순간이 있다. 어머니의 입술은 아무 말도 내지 못하지만, 그 눈동자는 아마 수십 년의 삶을 견뎌온 흔적을 품고 있었을 것이다.
시인은 그 눈동자에서 어머니의 삶을 읽는다. ‘힘들게 지내 오신 삶.’ 이 표현은 감정의 부풀림 없이, 있는 그대로의 고단함을 꺼내 보인다.
위의 시가 지닌 특징 중 하나는 삶의 애잔함을 과하게 다루지 않고, 담백한 어조 속에서 스스로 스며 나오게 하는 방식이다. 고단한 생을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어머니의 눈빛 하나로 모든 것을 말한다. 그 절제의 미학이 시의 핵심적인 정서를 형성한다.
떠나는 밤, 남겨진 자의 시간
시의 후반부는 이별의 밤을 말한다.
어머니가 떠난 밤은 ‘시린 밤’으로 묘사된다. 짧은 표현이지만 그 속에는 긴 침묵이 있다. 이별을 받아들이는 순간의 얼어붙은 공기가 독자에게까지 스며든다. 특히나 인상적인 구절은 “나홀로 돌아서서 / 아득히 먼길 떠나려 하네”라는 마지막의 여운이다.
이별의 순간은 늘 남겨진 사람에게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시인은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장면은 단지 한 사람의 떠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이가 그 빈자리를 감당해야 하는 길고 긴 시간의 시작을 알려준다.
슬픔은 소리를 지르지 않고, 아주 느린 속도로 가슴 안에서 완성된다. 박현주 시인(시낭송가)의 이별 또한 바로 그 깊이를 따른다.
시가 남긴 흔적
「흔적」은 어머니와의 관계를 애도하는 시이지만, 애도만을 말하는 시는 아니다. 그 안에는 기억의 지속성, 삶의 연속성, 사랑의 잔존성이 함께 들어 있다.
아카시야 향기가 불러낸 기억은 그저 지나간 과거의 잔향만이 아니다. 그 향기를 맡는 순간마다 어머니는 지금 이곳에 다시 서게 된다. 그렇게 과거는 사라지지 않고, 시인의 오늘과 미래 속에 층층이 쌓여 흔적이 된다. 이 점에서 「흔적」은 단순한 회상시를 넘어 삶이 어떻게 기억을 통해 이어지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시를 덮고 나면, 독자는 어느새 자신이 잃어버린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
누구에게나 향기 하나, 계절 하나, 빛 하나가 기억을 열어젖히는 문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박현주 시인의 「흔적」은 향기에서 시작해 그리움으로 이어지고, 그리움에서 삶 전체를 바라보게 하는 시적 여정이다. 여백과 절제를 닮은 감정의 흐름 속에서 어머니라는 존재는 사라지지 않고, 시인의 내면에 하나의 풍경처럼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