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은이 김기성 시인, 발행처 도서출판 현자, ISBN 978-89-94820-58-3 (03810)
[한국수소환경신문]
김기성 시인
고독, 그 여정의 끝
나는 오늘날까지
지구 행성 인사이드 판타지를 꿔대며 원초적으로
꿈속에서 짓눌리고 억압받고 학살을 당하며 강산이
네번이나 바뀌도록 청춘의 심장은 숨 한 번
다독이지 못하고 은하계를 떠도는 풍진 성좌야 했다
뜰 앞 복분자 샛노랗게 아롱진 이파리 한 잎
내 동편 창가에 사뿐 내려앉아
홀로 서럽게도 밤을 지새우더니
동살 트기 전 갈바람 타고 먼 여행을 떠났다
찬연한 태양은 황야 한 들판에 햇살 피우고
나는 아부지의 땅에
흙과 풀잎들의 속삭임에 詩心을 불살랐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과 내일, 죽는 그날까지
여태 것 궤작 속에서 잠자던 때 구정 저린 詩帖
어언 45 성상
그 허물을 벗겨야 할 순간이다
저 광활한 九州에 발자국 꾹꾹 새기리라
김기성 시인 프로필
전북 정읍 출생 / 2012년 <한맥문학> 시 등단 / 2018년 <현대문학사조> 소설로 등단했으며 환타지 동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九州-삼국 통일 후, 신라는 행정 구획을 9개 구역으로 편제했다.
김기성 시인의 시 세계
위의 시에서 "꿈속에서 짓눌리고 억압받고 학살을 당하며 강산이 / 네번이나 바뀌도록 청춘의 심장은 숨 한 번 / 다독이지 못하고 은하계를 떠도는 풍진 성좌야 했다"(1연 3, 4, 5행) 여기서 화자의 피 끓는 청춘의 강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태풍전야의 우렛소리로 다가온다.
천 길 우물 같은 그의 사고는 늘 긴장이 멈추지 않아 호흡곤란이 왔을 것이다.
이처럼 격랑의 해일이 늘 제방을 때리고 부숴도 그의 건강한 사고의 중심은 흔들림이 없다.
같은 시 2연 3, 4행에 "홀로 서럽게도 밤을 지새우더니 / 동살 트기 전 갈바람 타고 먼 여행을 떠났다"라고 알려준다. 이처럼 이튿날이면 갈바람 타고 먼 여행을 떠나기에 제방은 무너지지 않고 건강한 의식을 간직할 수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숨이 멎을 듯 요동치는 청춘의 내면은 외면과 판이하게 다른 초 긍정의 마인드로 여행을 즐기며 자신을 제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3연 2, 3행을 보면 "나는 아부지의 땅에 / 흙과 풀잎들의 속삭임에 시심을 불살랐다"라고 전하고 있다.
고독! 그 살얼음판 위에 놓여 진 아슬아슬한 내면의 아우성? 아님 적막? 아님 고요를 안고 천 길 물속으로 추락할 즈음 화자는 긴 여행을 끝내고 고향 아버지의 땅에 고단한 짐을 부리게 된다.
또한 "여태껏 꿰짝 속에서 잠자던 때 구정 저린 시첩 / 어언 45 성상 / 그 허물을 벗겨야 할 순간이다 / 저 광활한 구주에 발자국 꾹꾹 새기리라"(3연 5, 6, 7,8행)라고 당당히 노래한다. 성상 45지기 잠자던 시첩을 가슴에 안고 구주 광활한 아버지의 땅 고향, 곳곳에서 허물을 벗는다. 시심이라는 화마를 가슴에 고이 모셔 오기까지 화자의 지난한 여정을 생각하면 질풍노도의 강을 건너 왔을 것이 자명한 사실로 다가온다.
고독, 그 여정의 끝! 어둠의 목적은 빛을 불러오려 함이고 누워있던 칼의 목적은 일어나 베어야 함에 목적이 있고 끝은 시작이라는 선물을 주기 위함에 목적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제 끝이 아닌 시작으로 아버지의 땅에서 시의 화마를 불사르고 있을 화자를 생각해 본다.
김경수(시인 / 문학비평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