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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3월,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우리 사회에 깊은 경종을 울렸다.

[한국수소환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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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표 논설위원

 

<제목: 산불과 임도 : 임도 확충이 답이다>

 

2025년 3월,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우리 사회에 깊은 경종을 울렸다. 3,500ha의 숲이 소실되고 수백 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자연 손실에 그치지 않았다. 탄소 흡수원의 붕괴, 생물다양성 상실, 수질 악화, 지역 경제 붕괴까지 이어지는 복합 재난이었다.


산림이 형태를 회복하는 데 30년, 생태적 안정에 이르는 데는 100년 이상이 걸린다. 이번 산불은 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기록됐다.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 면적은 축구장 2,602개에 해당하는 1,858ha"라는 통계가 이를 보여준다. 인명 피해는 사망 30명, 부상 45명 등 총 75명으로 집계됐고, 산불 영향 구역은 서울 면적의 약 80%에 해당하는 48,238ha에 이르렀다. 전소된 주택만 3,379채, 전체 피해 시설은 6,322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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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4.4 NASA 지구관측위성 랜드샛9호가 촬영한 경북 산불 피해 지역. 불탄지역이 의성에서 동해안까지 80km 이상 뻗어 있는 모습>

 

영남 산불이 사상 최악으로 번진 배경에는 강풍과 봄철 건조기라는 기상 조건 외에도, 불에 잘 타는 침엽수림과 ‘임도(林道)’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 산불 재난을 막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초기 대응력 강화다. 그리고 그 핵심 인프라가 바로 ‘임도’다.


하지만 한국의 임도 밀도는 2023년 기준 ha당 4.1m에 불과하다. 일본(24.1m), 미국 국유림(9.5m), 오스트리아(50.5m), 독일(54.0m)과 비교하면 매우 낮다. 이로 인해 진화 인력이 현장에 빠르게 접근하기 어렵다. “임도로부터 1m 멀어질수록 산불 피해 면적은 1.55㎡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는 임도의 중요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임도가 확보되면 “물 3t을 실은 소방차가 호스를 2km까지 뽑아 진화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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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북부 산불의 이동 경로 -사진출처 : 중앙일보-

 

국가 전략의 전환이 절실하다. 현재 한국은 정치 논리와 선거 전략에 따른 무분별한 복지 예산 확대로 재정이 고갈되고 있다. 정작 꼭 필요한 산불 대응 인프라에는 투자 여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불필요한 복지 지출을 줄이고, 임도 확충과 산림 재난 대응 인프라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


이번 초대형 산불로 인한 피해액은 1조 원 이상, 복구비용은 최소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임도 조성 예산은 연간 1,800억 원 수준, 전체 국가 예산 대비 0.04%에 불과하다. 조그마한 퍼주기성 복지사업 하나만 줄여도 숲과 국민 생명을 지킬 수 있다. 선택은 명확하다.

 

산불 대응력 강화를 위해서는 임도 확충과 함께 ‘물 그릇 키우기’ 전략도 필요하다. 대형 산불 진압에는 대량의 물이 필요하지만, 현재 산악지역의 저수지나 하천 저수 용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댐 신축·증축, 저수지 확대, 하천 준설 등을 통해 물 저장능력을 키워야 한다. 산림청은 올해 산불 진화용 임도 91km를 추가 조성하는 데 1,574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임도 주변에는 소규모 물 저장시설을 설치하고, 주요 산불 취약지역 인근에는 대형 저수지를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확보한 물은 산불 진압뿐 아니라 가뭄·홍수 등 기후위기 재난 대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산불 대응용 임도는 폭 5m 이상 기준으로 건설하고, 진화 차량이 원활히 통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불은 단순한 산림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국민 안전과 국가 안보의 문제다. 따라서 산림청 단독 대응을 넘어 행정안전부가 총괄하는 재난 관리 체계 속에서 임도 확충과 산불 대응을 추진해야 한다. 대형 산불은 산림 생태계를 초토화하고 지역 경제, 사회 기반까지 무너뜨린다.

 

행정안전부가 컨트롤타워가 되어 산불 예방, 초기 대응, 복구 전 과정을 총괄 지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임도 구축을 재난 대응 인프라 사업으로 격상시키고, 예산·인력·제도를 통합 관리하는 강력한 추진 체계를 갖춰야 한다.

 

산불에 특히 취약한 침엽수림 비율 문제도 시급하다. 소나무는 송진이라는 고농도 탄화수소를 품고 있어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연구에 따르면 소나무는 활엽수에 비해 1.4배 더 뜨겁게 타고, 불이 지속되는 시간도 2.4배 더 길다. 한국은 화강암 지반 특성상 침엽수가 많지만, 기후위기 시대에는 숲의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 과밀한 숲은 정기적으로 간벌하고, 화재 저항성이 높은 활엽수 비율을 늘려야 한다. 침엽수 중심 산림을 방치하는 것은 산불의 도화선을 깔아두는 것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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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3.25 안동시에서 산불이 벌겋게 번지는 모습 - 사진출처 : 조선일보 -

 

 

산불은 이제 기후위기 시대의 ‘일상화된 재난’이 되고 있다. 한국은 여전히 이에 맞설 준비가 부족하다. 지금처럼 무분별한 복지예산을 확대하고 필요한 인프라 투자를 외면한다면, 수천 ha의 숲과 수천억 원의 피해를 반복해서 떠안게 될 것이다.

 

국가 전략을 바꿔야 한다. ‘선거용‘ 퍼주기식 복지를 줄이고, 산불 대응을 위한 임도와 물 저장시설 구축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지금, 임도 확충과 물 그릇 키우기를 시작하는 것. 그것이 산불을 막고, 숲을 살리며, 홍수와 기후 재난을 예방하고,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홍석표 논설위원 프로필

- 현) 한국수소환경신문 논설위원

- 현) 실무전문강사(전국의 모든 공무원교육원, 한국환경공단, 교육연수원 등에서 전문강의)

- 현) 탄소금융포럼 대표

- 현) 정부 과제 평가위원 및 토론회 발표자

- 강의 및 활동 분야 : 탄소중립/ 재난 재해/ 신재생에너지 /환경 기후변화(생물다양성 포함) / ESG / 탄소시장(탄소배출권) / 글로벌 이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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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표 논설위원 칼럼] 산불과 임도 : 임도 확충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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