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요와 깊이, 존재의 그릇을 빚다. 시평 : 이삭빛 시인(문학박사, 문학평론가)
[한국수소환경신문]
노벨재단 큰시인부터 기성문인 명시 선정 - 대한민국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최초 문집 발간
우물 마음
성민재
얕은 나의 우물아
깊은 우물이 되어다오
어떤 비바람이 몰아쳐도
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
평정심을 유지하는 깊고 고요한
우물이 되어다오
낮에도 밤에도 지금 이순간에도
깊은 바다를 닮은 우물이 되어다오
- 성민재의 ‘우물 마음’ 전문 -
성민재 시인 주요약력
1976.01.10 진안 동향 출생
2023년 8월 전북문단 신인작품상 <메주> 등단
현) 전북문인협회 회원/전북시인협회 회원/한국그린문학 회원
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근무
현)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사과정 수료(2025)
이삭빛 시인
성민재 시인의 「우물 마음」
고요와 깊이, 존재의 그릇을 빚다
시평 : 이삭빛시인(본명 이미영문학박사), 문학평론가, 국립 NWSSU대학 교수
누구나 마음속에 하나쯤의 ‘우물’을 지니고 살아간다. 그 우물은 때때로 얕아서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고, 때로는 깊어서 어떤 풍파에도 동요하지 않는다. 성민재 시인의 동시 「우물 마음」은 어린이를 위한 시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철학적 성찰은 어른의 마음까지 적신다. 이 시는 단순히 정적인 이미지로서의 ‘우물’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아를 비추는 거울이자, 삶의 침묵 속에서 자라나는 평정의 상징이자, 더 큰 세계를 향해 확장되는 영혼의 움직임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진정한 용기는 평온함 속에서 생긴다’고 했고, 칼릴 지브란은 ‘고통은 그대의 존재를 파는 그릇 안의 도공이다’라고 말했다. 시인이 바라는 마음의 상태는 이러한 고요하고 깊은 그릇이다. 흔들리지 않고, 고요하며, 끝내는 바다처럼 확장됨을 의미한다.
얕음에서 깊음으로, 내면을 향한 부름
‘얕은 나의 우물아 / 깊은 우물이 되어다오’ 시의 첫 마디는 단순한 바람이 아니다. 그것은 자기 성찰의 선언이다. 얕은 마음은 흔들리고 쉽게 상처받지만, 깊은 마음은 고요를 품는다. 시인은 이 구절을 통해 독자를 ‘깊어지기 위한 여정’으로 초대한다. 이는 동양 철학에서 말하는 심심상인(深深相認) 깊은 곳에서야 진정한 본질을 알아볼 수 있다는 교훈과도 맥을 같이한다.
이 시는 얕음에서 깊음으로 나아가는 움직임을 물의 이미지로 형상화하며, 어린 마음에 내적 성숙의 씨앗을 심는다. 깊이 있는 자아는 고요함 속에서 빛나며, 외부의 충돌에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갖게 된다.
풍파를 이기는 평정심
‘어떤 비바람이 몰아쳐도 / 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 이 부분은 단순한 묘사가 아닌 정신의 선언이다. 삶이란 때때로 ‘비바람’의 연속이고, 그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시인은 ‘바위’라는 이미지를 통해 흔들리지 않는 마음, 즉 평정심을 노래한다. 이는 스토아 철학의 핵심이며, '지혜로운 자는 외부의 혼란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미덕을 강조한다.
이 시의 ‘우물’은 단순한 물그릇이 아닌, 바람에도 동요하지 않는 정신적 그릇이다. 시인이 추구하는 마음은 자신을 지키되 닫아두지 않고, 세상 속에서 고요히 흔들리지 않으며 살아가는 힘을 상징한다.
존재의 확장
‘낮에도 밤에도 지금 이 순간에도 / 깊은 바다를 닮은 우물이 되어다오’ 이 구절은 ‘우물’이라는 한정된 공간이 시간과 경계를 넘어 확장되기를 바라는 화자의 깊은 소망을 품고 있다. 바다는 모든 것을 품는다. 그 안에는 소음도 있고 침묵도 있으며, 얕은 파도도 있고 깊은 흐름도 있다. ‘바다를 닮은 우물’은 곧 개인적인 자아를 넘어선 보편적 존재의 은유이며, 인간의 마음이 세계와 연결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이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삶의 자세, 즉 무위자연(無爲自然)인위적 노력 없이도 자연의 섭리에 따라 변화하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 시인은 우물을 통해 보편적 마음을 지향하며, 이를 통해 더 큰 세계와 연결된 자아를 그려낸다.
마음이라는 수면 위의 철학
성민재 시인의 「우물 마음」은 짧지만 깊은 사유로 빚어진 시적 정수다. 시인은 언어로 마음을 짓고, 침묵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아이에게는 평정의 감각을, 어른에게는 내면을 향한 질문을 던진다. 이 시는 단순한 기도나 바람을 넘어, 존재의 형태에 대한 문학적 탐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