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2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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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은 우리에게 던져진 환경이나 조건의 총합이 아닙니다. 그것은 매 순간 우리가 내리는 판단과 선택이 엮여 만들어지는 한 편의 이야기와 같습니다.

[한국수소환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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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웅식 경영학 박사

 

『당신의 삶은 어떤 이야기입니까?』

- 내 인생의 펜대를 남에게 맡기지 마세요. -


● 내 인생의 펜대는 내가 쥐는 것

살다 보면 때때로, 내가 주인공인 이 무대 위에서 길을 잃은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원치 않는 사건들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오고, 타인의 무심한 말 한마디에 마음의 돛이 찢겨나갈 때, 우리는 속절없이 가라앉으며 생각합니다. ‘내 인생은 왜 이럴까?’, ‘나는 늘 불운을 타고났나 봐.’ 하지만 잠시 멈춰, 고요히 주변을 돌아보세요. 같은 폭풍우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만의 항로를 개척해나가는 배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튼튼한 돛은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요? 바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렌즈’, 즉 해석의 차이입니다.


인생은 우리에게 던져진 환경이나 조건의 총합이 아닙니다. 그것은 매 순간 우리가 내리는 판단과 선택이 엮여 만들어지는 한 편의 이야기와 같습니다.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어떤 요리사는 진수성찬을, 어떤 요리사는 평범한 음식을 만드는 것처럼, 우리 앞에 놓인 사건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삶의 맛과 향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오늘, 당신의 주방에 잠들어 있던 특별한 레시피, 나의 이야기를 긍정적으로 재구성하는 지혜를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 마음의 날씨를 바꾸는 이야기의 힘, ABCD 모델

우리의 감정은 종종 사건 그 자체보다 사건에 대한 ‘해석’에 의해 좌우됩니다. 속상하고 기분 나쁜 일이 생겼을 때, 그 감정에 그대로 빠져드는 대신 한 걸음 떨어져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때 ‘ABCD 모델’이라는 아주 특별한 안경을 써볼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막연한 구호가 아닙니다. 내 감정의 실타래를 차근차근 풀어내고, 엉킨 부분을 스스로 바로잡아 새로운 이야기를 엮어가는 구체적인 방법입니다.


우리의 감정은 마치 날씨와 같아서, 사건이라는 구름이 몰려올 때마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붑니다. 하지만 그 구름의 색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우리 마음속에 떠 있는 ‘해석’이라는 태양입니다. 기분이 태풍처럼 휘몰아칠 때, 그 감정에 휩쓸려 표류하는 대신 잠시 멈춰 서서 내 마음의 지도를 들여다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때 ‘ABCD 모델’은 가장 훌륭한 나침반이 되어줍니다. 이것은 막연히 “긍정적으로 생각해”라고 외치는 공허한 구호가 아닙니다. 내 감정의 뿌리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차근차근 되짚어가며, 부정적인 생각의 매듭을 스스로 풀어내고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심는 구체적이고 따스한 안내서입니다.


• A (Activating Event): 

당신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 그 일은 무엇인가요?

감정의 동요가 시작된 객관적인 사건을 가만히 떠올려봅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담담하게 사실만을 기록하는 단계입니다.

 

• B (Belief): 

그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했나요?

사건이 발생한 직후, 마치 자동반사처럼 당신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생각, 즉 당신의 ‘믿음’을 정직하게 적어보는 시간입니다. “역시 나는…”, “그 사람은 분명…”과 같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 C (Consequence): 

그 해석의 끝에 어떤 감정과 행동이 남았나요?

그 믿음이 불러온 결과를 마주합니다.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던 감정들(슬픔, 분노, 불안, 무력감 등)과 나도 모르게 취했던 행동들(말을 멈추거나, 자리를 피하거나, 누군가를 원망하는 등)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단계입니다.

 

• D (Disputation): 

그 해석은 정말 유일한 진실일까요?

이제, 이 모델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단단하게 굳어진 나의 해석에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질문을 던져보는 ‘논박’의 시간입니다. “정말 그럴까?”, “100% 확실한 사실이야?”, “혹시 다른 가능성은 없을까?” 스스로에게 다정한 변호사가 되어 다른 관점을 찾아보는 이 과정이야말로, 부정적인 각본을 수정할 수 있는 황금 열쇠입니다.


이 네 개의 질문을 차례로 통과하며, 우리는 감정의 노예가 아닌 주인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스스로 이야기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 이것이 바로 어떤 시련에도 부러지지 않는 회복탄력성의 시작입니다.


● 회의실의 상처를 성장의 디딤돌로

어느 평범한 오후, 당신은 며칠 밤을 새워 준비한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팀 회의에서 발표했습니다. 동료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내심 기대를 품었지만, 결정권을 가진 팀장은 아무런 표정 없이 “네,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죠.”라고 말합니다. 순식간에 온몸의 피가 식는 듯한 기분. 자, 이 차가운 순간에 따스한 ABCD 모델의 렌즈를 꺼내 들어볼까요?


• A (사건): 

팀 회의에서 내가 열심히 준비해 제안한 아이디어에 대해 팀장이 별다른 반응이나 코멘트 없이 바로 다음 안건으로 진행했다.

• B (해석): 

“내 아이디어는 쓰레기였구나. 나는 역시 이 팀에서 중요한 사람이 아니야. 내 의견은 들을 가치조차 없는 거겠지.”, “팀장은 나를 처음부터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어. 내가 무능하고 자격 미달이라고 생각하는 게 틀림없어.”

• C (결과): 

심한 모멸감과 실망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분노로 얼굴이 붉어졌지만, 한편으로는 극심한 무력감에 빠져 입을 굳게 닫아버렸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도망치듯 자리를 떴고, 그날 저녁 내내 ‘회사를 그만둘까’ 하는 생각에 잠을 설쳤다.

• D (논박): 

“잠깐, 정말 내 아이디어가 쓰레기였다고 단정할 수 있나? 옆자리 김 대리님은 발표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해 줬잖아.”, “팀장이 반응이 없었던 건, 오늘 반드시 처리해야 할 다른 중요한 안건들이 많아서 시간 관리를 하느라 그랬을 수도 있지 않을까?”, “혹은 내 아이디어가 지금 당장의 이슈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라 일단 머릿속에 담아둔 것일 수도 있어.”, “내가 ‘무시당했다’고 느끼는 이 감정이, 그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나만의 해석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 않을까?”


어떤가요? 단단하게 굳어 있던 부정적인 생각에 작은 균열이 생기지 않나요? 이 작은 틈으로 새로운 해석의 빛이 들어옵니다.


이처럼 스스로에게 다정한 질문을 던지는 순간, 어둡고 차가웠던 감정의 동굴에 한 줄기 빛이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단단했던 부정적 믿음에 작은 틈이 생기고, 그 틈으로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들이 피어납니다.


● 매일 10분, 내 운명의 각본을 수정하는 시간

이 놀라운 변화는 단 한 번의 시도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마치 헬스장에서 근육을 키우듯, 우리 마음에도 꾸준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매일 밤 잠들기 전 단 10분, 오늘 하루 당신의 마음을 가장 무겁게 했던 감정적인 사건 하나를 꺼내어 ABCD 모델에 따라 조용히 기록해보세요.


처음에는 B(믿음/해석) 단계에서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너무나 강력해서 D(논박) 단계가 어색하고 억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꾸준히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뇌는 새로운 길을 내기 시작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향하던 낡고 좁은 오솔길 대신, 다채롭고 긍정적인 해석으로 향하는 넓고 새로운 고속도로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습관이 곧 성격이고, 성격이 곧 운명’이라는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닙니다. 매일의 작은 습관이 당신의 내면을 바꾸고, 바뀐 내면은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게 하며, 결국 당신의 운명까지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입니다.


이 10분의 기록은 단순히 감정을 배설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나의 삶이라는 이야기의 저자로서, 오늘의 엔딩을 수정하고 내일의 프롤로그를 희망으로 채우는 가장 창의적이고 주체적인 시간입니다.


● 오늘의 새로운 이야기 (긍정적 스토리텔링)

“오늘 회의에서 내 의견이 즉각적인 환호를 받지는 못했지만, 그것이 나의 가치나 아이디어의 잠재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의 모든 위대한 제안이 첫 순간부터 박수를 받는 것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수많은 고민 끝에 내 목소리를 용기 내어 세상에 내놓았다는 사실 그 자체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 또 한 뼘 성장했다. 나의 제안은 더 나은 때를 기다리며 내 안에서 더욱 단단하게 숙성될 것이다.”


인생이라는 거대한 책의 저자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입니다. 어제까지의 이야기가 슬픔과 후회로 가득했다 해도 괜찮습니다. 당신의 손에는 언제든 새로운 챕터를 시작할 수 있는 ‘선택’이라는 펜이 쥐어져 있으니까요. 오늘, 당신의 판단과 선택으로 삶의 가장 빛나는 페이지를 써 내려가시길 응원합니다.


※ ABCD 모댈 이론

ABCD 모델을 창시한 사람은 미국의 심리학자 앨버트 엘리스(Albert Ellis)입니다. 엘리스는 1955년에 합리정서행동치료(Rational Emotive Behavior Therapy, REBT)를 개발했으며, ABCD 모델은 이 치료법의 핵심적인 이론입니다. 원래는 어떤 사건(A, Activating Event)이 우리의 신념(B, Belief)을 거쳐 결과(C, Consequence)를 낳는다는 ABC 이론으로 시작했으나, 이후 비합리적인 신념을 적극적으로 논박(D, Disputation)하는 단계를 추가하여 현재의 ABCD 모델(나아가 새로운 효과(E, Effect)를 보는 ABCDE 모델)로 발전시켰습니다. 이 모델은 인지행동치료(CBT, Cognitive Behavioral Therapy)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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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Minerva

홍웅식 교수님의 칼럼

“소중한 사이, 옳고 그름보다 친절함이 더 중요하다”

지인이 보내준 링크로 처음 접했는데,
읽는 순간 멈춰버렸습니다.

지금껏 저는 맞는 말을 하느라,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있었던 건 아닐까
문득 돌아보게 되었고,
글 속 문장 하나하나가 제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주었습니다.

진심을 담아 감사 인사 남기고 싶어
댓글 달려고 회원가입까지 했습니다.

무료로 이런 글을 읽는 게 미안할 정도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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